짧은 이야기 모음
큰 그릇 링컨(보스와 리더)
목우자
2024. 1. 25. 12:25
링컨 대통령에 대한 일화는 참으로 많습니다.
남북전쟁이 한참이었을 때, 링컨 대통령이 국방부 장관을 대동하고 맥클란 장군의 야전사령부를 예고 없이 방문했습니다. 그러나 장군은 전투 현장에서 아직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몇 시간을 사령관실에 앉아서 그를 기다렸고, 드디어 장군이 돌아왔습니다.
그는 방 안에 앉아있던 대통령과 장관을 보고 간단한 인사를 나눈 후 2층 자기 방으로 올라갔습니다. 링컨과 장관은 서로 얼굴을 쳐다보면서 곧 장군이 내려올 것으로 믿고 의자에 앉아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한참 후에 부관이 내려와서 “죄송합니다. 장군은 지금 너무 피곤해서 잠자리에 드셨습니다”라고 조심스럽게 말했습니다.
놀란 것은 대통령보다 장관이었지요. 일개 장군이 직속 상관인 자신은 말할 것도 없고, 감히 대통령마저도 이렇게 무시할 수는 없는 일이었지요. 장관이 “각하, 저렇게 무례한 자는 본 적이 없습니다. 대통령께서는 저자를 당장 직위해제 해야 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링컨은 잠시 침묵을 지키더니 조용히 장관에게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아닐세. 저 장군은 우리가 전쟁에 승리하는 데 절대 필요한 사람이야. 장군 때문에 단 한 시간만이라도 이 유혈의 전투가 단축될 수 있다면 나는 기꺼이 그의 말고삐를 잡아주고 그의 군화도 닦아줄 것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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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컨도 역시 인간입니다. 일개 장군의 엄청난 무례를 대통령의 권위에 도전하는 것으로 느꼈을 수도 있습니다. 엄청 화가 났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다른 한 편으로 생각해 보면, 대통령과 직속 장관을 앉혀두고도 잠을 자야만 할 정도로 장군이 피로에 지쳐있는 상황을 짐작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전투 중의 장군에게 예고도 없이 불쑥 찾아온 자기에게도 잘못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을 것입니다.
현재 잠에 떨어진 장군은 전장을 너무 잘 이끌어 오고 있으며 잠에서 깨어나면 또 다른 전장으로 나가야 하는데 순간의 화를 참지 못하고 어찌 직위를 해제한다는 말입니까? 그뿐만 아니라 그를 파면한다면 부대의 사기는 어찌 되겠습니까?
순간의 화를 억누르고 자신을 돌아보면서 큰 그림을 그려나가는 여유 있는 리더 링컨의 참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흔히 하는 말로 보스는 사람을 몰고 가지만, 리더는 사람을 이끌고 간다고 합니다. 보스는 늘 회초리를 가지고 다니지만, 리더는 회초리가 필요하지 않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