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사는 이야기

능력 위주의 사회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목우자 2024. 5. 5. 15:21

오늘은 어린이날입니다. 사흘간의 황금연휴가 이어지는데 첫날부터 비가 내려 어린이들이 크게 실망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어린이날은 어린이 측면에서 보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날이기도 하지만, 어른의 측면에서 보면 미래 사회의 주역 어린이가 건강하고 행복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관심을 환기하고, 관련 정책들이 잘 정비되고 추진되고 있는지 살펴보는 의미도 있을 것입니다.

 

내가 어린이였던 6~70년 전에 비하면 지금은 어린이를 위한 여러 정책이 너무나 잘 세워져 있고, 실제로 추진도 잘 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혜택을 받을 어린이 숫자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것입니다. 태어날 아이가 줄어드니 산부인과가 없어지고, 소아과병원도 문을 닫고 있습니다. 아기를 안아야 할 가슴 앞에 강아지가, 아기가 타야 할 유모차에 강아지가 앉아 있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더 걱정스러운 것은 노인 인구는 점점 늘어나는데 경제활동에 참여할 사람 숫자가 줄어들어 국가 동력이 떨어진다는 것입니다.

 

출산율을 높이기 위하여 여러 정책이 쏟아지고 있지만 그 효과는 거의 나타나지 않고 있습니다. 마땅한 일자리를 찾지 못하니 결혼이 늦어지고, 키우기가 힘드니 아이 낳는 것을 회피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19704.5이던 출산율이 지금은 0.7도 되지 않아 세계 최저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된 원인은 여러 가지 있겠지만 그중 하나는 학력(졸업장)을 중시한 사회 분위기가 한몫을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사회생활을 하는데 학력이 주요 요소가 되니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진학률이 높아졌습니다. 그 결과 문맹률이 거의 0에 이르고, 70년대 경제가 급성장하는 데 크게 이바지하였습니다. 그러나 능력 위주의 사회로 빨리 바뀌지 못함으로써 한때는 대학 진학률이 80%를 넘기도 하였고, 지금도 고등학교 졸업생 70% 이상이 대학에 진학하고 있습니다.

 

내가 어릴 때는 초등학교 졸업을 하지 못한 사람도 있었고,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으로 갈수록 졸업생 수가 점점 줄어들었습니다. 일자리가 충분하지는 않았지만, 학력에 걸맞은 여러 곳에서 일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대학을 졸업한 젊은이가 넘쳐나지만, 이들을 수용할 수 있는 직장이 충분하지 못합니다. 또한 힘들고, 보수가 적은 직장은 회피하고 있어서 이 자리를 외국인 노동자들이 차지하고 말았습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을 구하지 못하니 결혼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어렵게 결혼했지만 아이 낳고 기를 형편이 너무나 어려운 상황입니다.

대학 진학률이 이렇게 높아진 데는 학력 중시 사상도 있지만,  표를 의식한 국회의원과 지방자치 단체장, 돈에 눈이 먼 일부 사학 재단의 뜻이 맞아 대학을 너무 많이 설립한 것도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지금 우리 사회는 학력보다 능력을 중시하는 쪽으로 큰 방향은 잡혀가고 있지만 아직도 흐름이 느리기만 합니다사회 지도층과 위정자들, 그리고 기업인들이 학력에 따른 임금 격차를 줄이고 승진 등에 불이익이 없도록 제도를 정비한다면 많은 변화가 이루어질 것입니다. 모든 사람이 대학생이 될 이유도 없어지고, 능력만 있으면 양질의 직장에서 근무할 수 있으니, 출산율도 높아지리라 생각됩니다.

해가 거듭될수록 뛰어노는 어린이 숫자가 늘어나 우리 대한민국의 앞날이 밝아지기를 기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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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날 유래

1921년 소파 방정환(方定煥) 선생을 중심으로 한 천도교 소년회가 창립되었다. 소년회 창립 1주년인 192251어린이의 날을 제정하고 어린이를 위한 활동을 시작하였으나 본격적인 운동은 그 이듬해 색동회(방정환 선생을 중심으로 하여 1923316일 발족하여 51일 일본 동경에서 창립되었다. 어린이가 건강하고 밝게 자라면서 세상에 대해 바르게 생각할 수 있도록 인권 의식 함양에 노력하는 한편, 어린이들에게 민족정신을 고취하고자 하였다)로부터 시작되었다.

1925년의 어린이날 기념행사에는 전국의 소년·소녀들이 30만 명이나 참가할 정도로 그 규모가 성장했다. 처음에는 51일을 기념일로 했다가 1928년부터 5월 첫째 주 일요일로 변경했다.

그 뒤 매년 다양한 행사를 거행했으나, 변경된 어린이날은 1937년까지 유지되다가 일제의 소년단체 해산 명령으로 중단되었다. ‘어린이날행사가 다시 시작된 것은 1946년이다. 이해 5월 첫째 일요일이 55일이었는데 이때부터 날짜가 달라지는 것을 막기 위해 55일을 기념일로 정했다.

19733<각종 기념일 등에 관한 규정>에 의해 어린이날을 법정기념일로 제정했다. 19751<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에 의해 법정 공휴일로 정했다. 19814<아동복지법>에 의해 55일을 어린이날로 지정했으며, 19825<각종 기념일 등에 관한 규정>에 재규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