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우가 살아온 길

6. 군 복무 (2) ○○○보충대

목우자 2024. 7. 15. 16:14

안동에서 밤 열차에 탑승하여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고 밤새도록 이동하였다. 새벽녘이 되어서 도착한 곳은 의정부역이었다. 거기서 다시 군용 트럭을 타고 잠깐 이동하니 군부대에 도착하였는데 그곳이 바로 ○○○보충대였다. 보충대는 훈련을 마친 병사들이 근무할 부대로 배치받기 위하여 대기하는 곳이다.

여기서 23일을 보냈는데 너무 편안하여 군인들의 지상낙원이라고 하였다. 사역(부대 안에서 잡일을 하는 것)병으로 잠깐 나가기도 했지만, 대부분 시간을 내 마음대로 쓸 수 있었다. 영외로 나가는 것은 불가능하였지만, 영내에서는 내무반장을 제외하면 간섭하는 사람도 없고 해야 할 일도 없는 완전 자유였다.

 

사흘째 되던 날, 개인 소지품이 든 더플백을 들고 부대 배치를 받기 위하여 모두가 운동장에 집결하였다. 이곳에서도 나의 이름은 불리지 않고 기다림의 시간이 이어졌다. 오후도 한참 지났을 때 ○○○○야전공병단이 나오고 그곳에 배치된 병사들 이름 중에 내 이름도 들어있었다. 공병이 무척 힘들다고 들었는데, 공병 중에서도 야전공병이니 ! 이제 죽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함께 갈 병사들이 다시 군용트럭에 탑승하였다. 북쪽 전방을 향할 줄 알았던 트럭은 방향을 남쪽으로 돌려서 계속해서 달려 나갔다. 한참을 가니 도시 한 복판을 통과하고 있었다. 의정부에서 남쪽으로 내려왔으니, 어림짐작으로 서울을 지나는 것 같았다. 서울을 통과한 트럭은 다시 한참을 더 가서 한적한 시골에 있는 부대로 진입하였다. 이곳이 바로 경기도 광주였다.

 

공병단 본부에서 하룻밤을 묵고, 대대로 내려왔다가 다시 1중대에 배치가 되었다. 이곳이 내가 3년간 복무할 부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