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동사니

인사말의 변천

목우자 2023. 3. 16. 08:25

내가 어렸을 때(60년대 초)는 주위에 하루 세끼 밥을 먹는 사람은 극히 드물었다. 그만큼 온 세상이 가난에 시달리던 시대였다. 그 당시 끼니때에 사람을 만나면 식사하셨습니까가 주된 인사말이었다.

8.15해방 후 치안 부재 때에 좌익, 우익 갈림길에서 상대방을 살상하는 일이 다반사로 발생하자 밤새 안녕하십니까가 아침 인사말이 되었다.

 

6.25가 발생하자 미국에서 구호품이 들어오고 일부 구장, 반장이 주민에게 나눠줘야할 구호품을 시장에 팔아 재미를 보았기 때문에 사람을 만나면 재미 좋아란 말이 나오게 되었을 것이다.

 

5.16이 일어나자 군인이 경찰서장을 하고, 도지사가 되었다. 군 관련 일만 하던 사람이 일반 행정 관련 업무를 결재하자니 손끝이 떨린 일도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수고(手苦)하십니다란 신조어가 생겨나고,

 

’7210월 유신이 되자 경찰이나 검찰 등 사법기관에 관련되지 않았나 해서 별일 없지하고 안부 전화를 건다. 별일 없다는 것은 별을 볼 필요가 없다는 뜻이니 곧장 퇴근하여 집에 간다는 뜻일 것이다.

 

’867년에 불경기를 맞자 요즈음 어떻게 지내?”라고 한다. 밥이나 굶지 않고 지내느냐는 뜻일 것이며,

’97년 말부터 IMF가 닥치자 각 단체, 기업, 기관에서 구조조정이 시작되었다. 그전까지는 직장을 물러 나오면 주위에서 저 사람 밥줄이 끊어졌어라고 했는데, “저 사람 밥줄이 잘렸어라고 한다. 타의에 의해서 잘렸다는 뜻일 것이다. 그래서 열심히 일해! 잘리지 않으려면하고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얘기를 한다.

 

애쓰셨습니다”, “애썼네()”, “욕보셨습니다”, “욕봤네()등의 인사말도 많이 하고 있는데, 애나 욕의 의미는 다음과 같다.

    욕() : ‘고맙게도라는 의미
    애 :  걱정에 싸인 초조한 마음 속  마음과 힘의 수고로움  ()창자
           애가 달다 : 몹시 마음이 쓰이어 속이 다는 듯하다.
           애가 타다 : 너무 걱정이 되어서 속이 타는 듯하다.
           애를 끊다 : 창자가 끊어질 듯이 마음을 아프게 하다.
                  (어디서 일성 호가는 남의 애를 끊나니)

 

언젠가부터 반갑습니다라는 인사말을 많이 쓴다. 이 말은 만나서 반갑습니다라는 뜻이다. 만나면 왜 반가운가? 사람과 사람의 관계는 스침만남이 있다. 스침이란 가식적인 나와 가식적인 너가 만나는 것으로 말 그대로 스쳐 지나간다는 뜻이다. ‘만남이란 꾸미지 않은 솔직한 나와 솔직한 너가 만나는 것을 말하는데 만남에서는 서로가 상대방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쳐 함께 성장 발달할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만남이 반갑다는 뜻이다.

 

進止(진지) : 밥상머리에 앉아 음식을 드는 것

止止(지지) : 어린아이가 방바닥에 떨어진 불순물을 입에 넣지 못하게 그치라는 소리

食口(식구) : (입에 풀칠하기도 어려워서) 가족 수를 말할 때 먹는 입이라는 뜻

食魚(식어) : 물고기를 먹는 것 食肉 : 고기를 먹는 것

燕食(연식) : 사대부들이 먹는 것

鼎食(정식) 또는 수라 : 군왕이 먹는 것 (수라는 몽골어로서 湯味를 뜻함)

食食(식사) : 밥을 먹는 것 (뒤의 자는 먹을 사()로 발음. 食事가 아님)

食粥(식죽) : 죽을 먹는 것

點心(점심) : 마음에 점만 찍는 것(불교 禪宗에서는 배고플 때 조금 먹는 음식이라 했음)

療飢(요기) : 점심보다 못한 것(배고픈 것도 병이기 때문에 배고픈 것을 치료한다는 뜻)

 

요기보다 나은 것이 점심, 점심보다 나은 것이 식죽, 식죽보다 나은 것이 식사, 식사보다 나은 것이 점심 때 먹으면 午餐, 저녁에 먹으면 晩餐이다.

※ 오래 전에 강의를 듣고 정리해 놓은 것을 일부 수정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