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암에 걸려 방사선 치료를 마치고 요양 중이다.
작년 방사선 치료가 끝난 직후에 전화 통화를 했었는데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던 것 같다. 좀체 기가 죽지 않는 녀석인데 얼마나 힘들었으면 그럴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경과는 아주 좋아서 더 이상 전이만 일어나지 않으면 잘 회복되리라 하였다.
오늘 갑자기 그 친구가 보고 싶었다. 그렇다고 찾아가는 것도 아직은 서로에게 부담이 될 것 같아 전화로 목소리라도 듣고 싶어서 번호를 눌리니 신호는 가는데 전화를 받지 않는다.
편도에 문제가 있어서 아직 목소리가 제대로 나오지 않아서일까? 아니면 일부러 전화를 받지 않는걸까? 일단 전화를 끊고 메시지를 보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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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야!
자네 만난 지가 한참 되었네.
오늘 갑자기 자네 생각이 나서 전화를 돌리니 받지 않더군.
설마 내가 보기 싫은 것은 아니겠지?
아직 대화하기가 불편한가 싶어서 전화를 끊었다네.
우리 몸도 70년 이상을 사용했으니 이젠 탈이 날 때도 되기는 했지.
그래도 고쳐가면서 가는 날까지 살아야 하지 않겠는가?
나도 아침에는 협심증 약, 점심에는 눈 영양제, 저녁에는 유산균 등.
매일 먹는 약인데도 가끔은 빠트리고 건너뛰기도 하고
금방 생각했던 것을 고개 돌리면 잊는 경우도 허다하지.
아내가 “황똑똑도 이젠 한물갔다.”라고 한다네.
그러려니 하면서 마음 편히 살아가세나.
특별한 일 없으면 오후엔 파크골프 치러 간다네.
나보다도 아내가 더 열성이지.
따뜻한 봄기운 돌아오면 만날 수 있도록
늘 힘이 넘치는 자네답게 몸 잘 추스르게나.
구미에서 牧牛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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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오후에 전화를 걸어와서 통화를 했다.
다행히도 회복이 잘되고 있는 것 같아 마음이 한결 가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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