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이야기 모음

자린고비 이야기

목우자 2023. 6. 2. 11:40

오늘은 구두쇠의 대표적인 인물 자린고비 이야기를 해 봅니다.

청명한 어느 날 자린고비 집에 장독 뚜껑이 열려 마침 파리가 장에 잠시 앉았다가 날아갔습니다. 이 광경을 본 자린고비는 장을 묻혀간 파리를 잡기 위해서 무려 10리나 되는 거리를 쫓아갔습니다.

간신히 파리를 잡은 자린고비는 파리 다리에 묻은 장을 빨아먹고 돌아오는데, 사람들이 보는 데서는 신을 신고 가만히 섰다가 사람들이 지나가면 재빨리 신을 벗어들고 맨발로 걸어왔습니다.

 

먼 길을 급하게 갔다가 돌아오니 온몸에 땀이 났습니다. 방에 들어온 자린고비는 세워놓은 부채에 대고 머리를 휘둘렀습니다. 부채를 부치면 이내 망가질까 봐 부채는 고정해두고 머리를 돌리는 것입니다.

반찬값을 아끼기 위해서 나무로 만든 조기를 천정에 달아 놓고 밥 한술에 조기 한 번 쳐다보곤 합니다. 그런데 아들 녀석이 밥 한술에 조기를 두 번 쳐다보자, “예끼 놈, 물 켤라. 너무 짜게 먹지 말라하고 경고합니다. 그토록 돈을 아끼고 모았으니 속살이 찐 알부자가 안 될 리가 없었습니다.

 

어느 날 자선금 모금인이 자린고비 집을 들어섰습니다. 그때 자린고비는 쓸만한 새끼줄 토막을 버렸다고 머슴에게 호통을 치던 중이었습니다. 모금하러 간 사람들은 이 집은 아예 틀렸구나!”하고 속으로 생각하면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취지를 설명했습니다. 그러자 자린고비는 생각도 못 할 거금을 선뜻 내놓아 사람들을 놀라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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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은 온 세상이 가난한 시절이었습니다. 돈을 쓰고 싶어도 쓸 돈이 없는 시절이었지요. 당연히 절약을 미덕으로 여길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런 습관이 몸에 베어 있었기에 어른이 되어서도 쉽게 돈을 쓰지 못하였습니다. 학교에 근무할 때도 늘 아껴 쓰자고 말해서 학생들이나 젊은 선생님들께 핀잔받기도 하였답니다.

자린고비는 구두쇠 중의 구두쇠라고 말합니다. 실제로 자린고비는 구두쇠이지만 돈의 가치를 가장 잘 알고, 가장 잘 쓸 줄 아는 사람입니다. 한 푼의 돈도 허비하지 않고 꼭 써야 할 때 시원히 쓸 줄 아는 자린고비는 절약의 진정한 의미를 알고 있는 사람입니다.

절약해서 나 혼자 잘 먹고 잘사는 것도 의미는 있겠지만, 절약해서 모인 것을 어렵게 사는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면서 더불어 살아가면 더 좋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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