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사는 이야기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

목우자 2023. 7. 7. 18:56

40여 년간 몸담았던 교육 현장에서 물러나고 일 년 정도 지난 어느 날 똑딱이가 아닌 카메라를 사서 멋진(?) 사진을 찍어 보고 싶었습니다.

‘70세의 사진작가를 꿈꾸는 황무길’, 멋진 노후 모습이 아닌가요?

 

지인에게 부탁하여 사진기를 하나 샀습니다. 셔터만 누르면 되는 줄 알았는데 왜 그렇게도 복잡한지 설명서를 읽어보아도 무슨 말인지 이해할 수가 없었지요. 일 년 가까이 내버려 두었다가 평생교육원 사진 강좌에 등록하고 카메라를 다시 만지기 시작했습니다. 내가 가지고 있는 사진기가 DSLR이고, 크롭 바다이며 렌즈는 시그마란 것도 그때 비로소 알았습니다.

 

그렇게 해서 사진기를 들고 다닌 지가 벌써 8년이 넘었고, 이제 70살이 훌쩍 넘었건만 사진작가는 나와는 무관한 말이 되고 말았지요. 평소 감성과 미적 감각이 부족한데, 열정과 끈기마저 없는 탓이라고 치부하였지요.

 

2017년 김○○ 선생님을 만나서 사진 공부를 새로 시작하였고, 함께 공부하던 분들이 그해 12월에 사진 동아리를 만들어 활동하기로 의견이 모아졌습니다. 그때 서울을 다녀오니 내가 회장으로 선출되었다는 일방적인 통보를 받았습니다.

 

나는 평소 자가 붙은 직책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못한다고 했지만 사양한다고 받아들여 지지도 않을 것 같은 분위기였습니다. 누군가는 맡아야 할 동아리 심부름꾼이라 생각하고 회장을 맡기로 하였지요. 사진에 대하여 아는 것도 없는 얼굴마담 회장이지만, 너무나 열정적인 ○○○ 님이 총무직을 맡아서 1년간 함께 할 수 있었습니다. 회원들의 적극적인 협조와 총무님 덕분에 1년간 초대 회장직을 수행할 수 있었으며 지금도 총무직을 수행한 그분과 당시 적극 도와주신 회원들께 감사를 드리고 있습니다.

 

동아리 회원으로 활동한 지가 벌써 6년째에 접어들었습니다. 3년간 코로나 사태로 인하여 활동이 좀 뜸하기는 했지만, 전시회도 2번 개최하였고, 올해 제3회 전시회도 예정되어 있습니다.

개인 사정으로 동아리에서 나가신 분도 있지만, 새로 가입하신 분도 있어서 늘 열두셋 정도의 회원 수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나름대로 동아리가 잘 굴러가는 줄 알았습니다.

 

회원 중에서 사진 활동을 가장 적게 하는 편이지만 그래도 이 동아리에 소속되어 함께 하고 있다는 것을 가슴 뿌듯하게 여겨 왔습니다. 그런데 최근 들어 이 뿌듯함이 조금씩 사라지고 있습니다. 동아리에 대한 믿음이 조금씩 허물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두 분 회원의 갈등이 동아리 분위기를 어색하게 만들고 있어서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발단은 지난 4월 출사 시간(한 분은 새벽 일찍 출발, 또 한 분은 좀 늦게 출발)이었지만 아마도 이런 갈등 상황은 오래전부터 물밑에서 시작되었을 것이라고 믿어집니다. 서로가 자기주장이 옳다고 하면서 상대방이 고개 숙이고 사과해 주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동아리보다는 자신의 위신이 더 중요하다고 여기는 것 같습니다. 뚜렷한 해결 방안이 보이지 않아 그저 답답할 뿐입니다.

그래서 단톡방에 글을 하나 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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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p!!!

아래 내용은 도서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비욘 나티코 린데블라드 저/박미경 역 다산초당)에서 발췌한 것입니다.

 

우리는 주변에서 벌어지는 온갖 사건을 정확하게 해석할 수 있고, 어떤 상황이 옳은지 그른지, 좋은지 나쁜지를 판단하고 결정할 수 있다고 믿지요. 또한 삶이 내가 원하는 방식대로, 내가 계획한 방식대로 흘러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실상은 좀처럼 그렇게 되지 않습니다. 우리의 막연한 관념과 의지대로 삶이 이루어지리라고 기대하지 않는 것이 지혜의 시작입니다. 우리가 극히 무지하다는 것을 이해할 때, 지혜가 싹틉니다.

 

갈등의 싹이 트려고 할 때, 누군가와 맞서게 될 때, 이 주문을 마음속으로 세 번만 반복하세요. 진심으로 세 번만 되뇐다면, 여러분의 근심은 여름날 아침 풀밭에 맺힌 이슬처럼 사라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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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주문이 뭔지 궁금하시지요? 바로 알려 드리겠습니다.

 

내가 틀릴 수도 있어. 내가 다 알지는 못해.

 

내가 틀릴 수도 있어. 내가 다 알지는 못해.

 

내가 틀릴 수도 있어. 내가 다 알지는 못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