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사는 이야기

어디 가슴 뻥 뚫리도록 시원한 곳 없나요?

목우자 2023. 8. 2. 15:59

스스로 힘으로 나라를 지키지도 못하여 36년 동안 일제 식민지 생활을 했다. 해방되어 나라의 기틀을 잡아가는가 싶었는데 공산 침략으로 전 국토가 폐허가 되고 말았다. 전쟁이 끝났을 당시 이 지구상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중의 하나였지만, 70여 년이 지난 지금 세계 10위의 경제 대국으로 모두가 부러워하는 나라가 되었다.

 

우리도 한 번 잘살아보자라고 외치면서 피땀 흘려 노력한 세대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자식들에게는 더 이상 가난을 물러주지 않겠다는 일념 하나로 모든 것을 참아가면서 오로지 일만 한 세대였다. 남을 원망할 시간도, 잘 났다고 싸울 시간도, 휴식을 취할 시간도 없이 오로지 일만 하며 평생을 보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이런 노력도 해보지 않고 풍요로운 사회를 물려받은 사람들이 큰소리치며 사는 사회가 되었단 말인가?

 

경제적으로는 잘 사는 나라가 되었지만, 국민의 마음은 편안하지 못한 것 같다. 온 나라가 흑백 논리에 갇혀 내 편이 아니면 모두가 적이 되고 있다. 도와 모 만 있고 개, , 윷은 없는 나라가 되고 말았다. 잘한 것은 모두 내 탓이고 못한 것은 모두가 네 탓이다.

 

사람 사는 세상에 완전한 것이 어디 있단 말인가. 누구나 조금씩은 허물이 있기 마련이다. 내 허물은 고쳐가면서 살고, 남의 허물은 살짝 덮어가면서 살아야 한다. 그런데 어찌하여 내 허물은 허물이 아니고, 남의 조그마한 허물은 그렇게 크게 확대하여 들춰낸단 말인가?

 

여당과 야당이 그렇고, 현 정부와 전 정부가 그렇다. 나라만 그런 것이 아니라 내가 속해 있는 조그마한 동호인 모임도 그렇다. 그 알량한 자존심 세운다고 서로 상대가 엎드려 빌기를 바라는 몇몇 회원 때문에 모임 전체가 위기에 처한 것 같다.

 

온 나라가 나는 문제가 없는데 네가 문제라고 외치는 것 같다.

남의 허물을 탓하기 전에 자신을 돌아보면서 이해하고 용서하며 마음 편히 지낼 수 있는 곳,

가슴 뻥 뚫리도록 시원한 곳 어디 없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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