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사는 이야기

내가 먼저 손을 내밀자

목우자 2023. 8. 20. 13:05

여행을 떠난 세 친구가 한방에서 잠을 자게 되었습니다. 그중 한 명이 몹시 코를 골았습니다. 아침이 되었을 때, 세 사람 중 한 사람은 코를 고는 소리 때문에 한숨도 못 잤다고 했고, 두 사람은 너무 잘 잤다고 합니다.

코를 고는 사람은 누우면 바로 잠이 드는 스타일이니 잘 잘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또 한 사람은 옆에서 코를 골지만 별로 영향을 받지 않고 잠을 잘 잤습니다. 그런데 한 사람은 좀 예민한 사람으로 코를 고는 소리 때문에 한숨도 자지 못한 것이지요.

옆에서 코를 골았지만, 그 영향은 받을 수도 있고 받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내가 잠을 자지 못한 원인은 코 고는 소리 때문이기도 하지만 내 자신에게도 문제가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그 책임은 항상 상대방과 나의 공동 책임이란 것이 저의 일관된 생각입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그 책임을 전적으로 상대방에게 돌리려고 하고 있습니다.

 

상대방과 나 사이에 불편한 일이 생기면 내 마음이 평화롭지 못합니다. 화가 나고, 미운 감정도 생기고, 소화가 안되고, 잠도 오지 않고, 불안도 느끼지만, 그로 인해 내가 해야 할 일을 제대로 할 수 없다는 것이 더 큰 문제입니다.

 

다시 말해서 그 문제 때문에 내 자신이 가장 큰 피해를 보고 있다는 말입니다. 자신의 피해를 줄이는 가장 좋은 방법은 용서입니다.

 

용서는 상대방을 위한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을 위한 것입니다. 상대방으로 인하여 내 자존심이 뭉개진 것 같고, 때려주고 싶을 정도로 밉더라도 용서해 보세요. 내 마음이 너무나 편안해집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이 용서를 잘하지 못합니다. 용서해 주면 내 위신이 손상되는 것 같고, 상대방의 기를 살려주는 것으로 착각하기 때문이지요.

용기와 힘을 가진 사람만이 용서할 수 있습니다. 나 자신을 위하여 용서해 주기를 부탁합니다.

 

우리말 속담에 이런 말들이 있습니다.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 되로 주고 말로 받는다. 내가 왕 대접을 받고 싶으면 먼저 아내를 왕비처럼 대접해라.>

 

이 속담의 공통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우리 말 속담은 항상 내가 먼저 주는 것이지 받고 주는 것은 없습니다. 내가 먼저 손을 내밀고, 내가 먼저 상대방을 대접해주고, 내가 먼저 사과하고, 내가 먼저 용서하라는 뜻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