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사는 이야기

나는 손자를 얼마나 알고 있나?

목우자 2024. 1. 21. 11:28

나에게는 딸이 둘이다.

큰딸은 서울에 살고 있으며 11살 된 아들만 하나 있다. 둘째는 사위와 함께 미국에 살고 있으며 이제 9개월 된 딸이 하나 있다. 작년에 외손녀를 보러 미국 서니베일을 다녀왔다.

 

첫째는 서울까지 가기가 힘들기는 하여도 자주 만나고 있다. 딸과 사위가 각각 직장 생활을 하고 있고, 외손자가 초등학생이기 때문에 우리 부부가 서울로 가서 얼마간 머물다가 내려온다. 외손자가 1, 2학년일 때는 매월 2, 3, 4학년일 때는 매월 1주를 봐주었다. 5학년일 때는 힘들지만 딸과 사위가 교대로 시간을 내어 해결해 보겠다고 하여서, 요청하면 한 주 정도를 돌봐 주고 온다.

 

초등학교 5학년인 외손자에게는 친구들이 다 가지고 있는 휴대폰이 없었다. 중학생이 될 때까지 사주지 않는다고 하더니만 어쩔 수 없었는지 작년 11월에 전화기를 사주었다. 전화기를 가진 지가 겨우 두 달인데 30년을 사용한 나보다도 더 능숙하게 사용하고 있다. 디지털 원주민이란 말이 그냥 생긴 것이 아닌 모양이다.

 

카카오톡에 나와 아내, 큰딸과 작은딸 내외 6명이 사용하는 방이 있다. 서로 연락도 하고 축하와 격려도 해주는 방이다. 그런데 이 방에 전화기를 마련한 손자 녀석도 멤버로 참여하였다.

 

멤버가 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1월 초에 <우정 챌린지>라는 10문항 퀴즈를 올려놓았다.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자동차, 음식, 운동, 등과 같은 것을 보기(주로 그림)에서 선택하는 객관식 문제이다.

10문항 중 3문항을 맞추었다. 손자를 어느 정도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손자와 내가 소통을 제대로 못 한 것 같다. 많은 시간을 함께 보냈지만, 손자의 참모습을 너무 모르고 있었다.

 

손자와의 관계가 이럴진대 내가 늘 만나는 이웃들을 나는 얼마나 많이 알고 있을까?’를 생각해 보니 영 자신감이 생기지 않는다. 지금부터라도 사람들과의 만남에 더 정성을 들여야겠다.

'세상 사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설날  (0) 2024.02.20
아내 말을 잘 들으면…  (0) 2024.02.05
이 세상을 떠난 큰형수님(2)  (1) 2023.12.30
이 세상을 떠난 큰형수님(1)  (1) 2023.12.15
서니베일 35일(2)  (1) 2023.1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