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이야기 모음

신뢰하는 사회- 톨스토이 약속

목우자 2022. 12. 30. 17:21

사람은 혼자서는 살아갈 수가 없습니다. 남과 더불어 잘 살아가려면 여러 가지를 갖추어야 하겠지만 그중에서 한 가지만 말하라면 무엇을 선택하겠습니까? 나는 신뢰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신뢰는 어떻게 하면 얻을 수 있을까요?

첫째는 정직해야 합니다. 거짓말을 하는 사람은 믿을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둘째로는 약속을 지켜야 합니다. 약속은 부모와 자식, 선생님과 학생, 친구 사이에도 지켜야 하며 사회인이 되었을 때는 더 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러시아의 문호 톨스토이가 어느 날 귀중한 서류가 든 가방을 들고 친구를 찾아가고 있었습니다. 시골길을 지나다가 어머니의 손을 잡고 걸어가던 한 소녀와 마주쳤습니다. 그 소녀가 엄마, 나 저 가방 줘! 나도 저런 가방 사달란 말이야!” 하며 톨스토이가 들고 있는 멋있는 가방을 사달라고 졸랐습니다.

그러자 그 어머니는 엄마도 네가 갖고 싶어 하는 가방을 사주고 싶단다. 하지만 저런 가방은 어디에 가도 살 수가 없단다.”라고 말하면서 길을 재촉하고 있었습니다.

 

이 광경을 본 톨스토이는 차마 그냥 갈 수가 없어서 소녀에게 다가가 아가야, 조금만 기다려 주겠니? 아저씨는 지금 아주 중요한 일로 친구를 만나러 가는데 서류를 전해주고 오는 길에 꼭 이 가방을 너에게 주마라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러자 소녀는 정말인가요? 아저씨 언제 오는데요?”라고 말했고, 톨스토이는 정말이고 말고, 아저씨가 모레는 돌아오게 되니까 그때 꼭 주기로 약속하지.”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런데 톨스토이가 가지고 있는 가방은 할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유물로 그에게는 아주 소중한 것이었습니다.

 

톨스토이는 돌아오는 길에 소녀의 집으로 갔습니다. 그런데 소녀의 어머니는 톨스토이를 보더니만 아무런 말도 없이 흐느껴 울기만 했습니다.

한참 만에 소녀의 어머니가 눈물을 그치자 톨스토이는 , 귀여운 따님에게 이 가방을 주세요. 저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이렇게 가방을 가지고 왔습니다.”라고 하면서 가방을 내밀었습니다.

그러나 소녀의 어머니는 다시 울면서 선생님, 이제 이 가방은 소용없게 되었습니다. 우리 애는 죽었습니다. 눈을 감는 순간까지 선생님을 만나 가방을 받겠다며 밖으로 나가려고 하더니하면서 말끝을 맺지 못하였습니다.

 

톨스토이는 말했습니다. “비록 귀여운 따님은 가고 없지만, 따님에게 가방을 주기로 한 약속을 지켜야 하겠습니다. 자 눈물을 거두시고 따님의 무덤으로 저를 데려다주십시오.” 톨스토이는 소녀의 어머니를 따라 무덤에 가 가방을 살며시 내려놓고 고개 숙여 영혼이 편안히 잠들기를 빌었습니다.

 

여러분! 톨스토이와 소녀 이야기를 어떻게 들으셨습니까?

지금 우리가 사는 이 사회는 어떻습니까?

온갖 권모술수가 난무하고, 거짓말을 밥 먹듯이 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입만 뛰면 나라와 국민을 위한다는 분들이 실제로는 자신의 이익만 챙기고 있는 것은 아닌지 자꾸만 의심이 듭니다.

유명인들의 말 한마디는 천금의 무게를 지니고 있어야 하는데 믿음이 가지 않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요? 자신이 한 말을 환경이 바뀌어도 변함없이 지켜야 하건만 처지가 바뀌면 말도 달라지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요?

지금 우리 사회에서 가장 시급한 문제는 신뢰를 회복하는 일이라고 생각됩니다. 내가 좀 덜 가져가고 골고루 나누어 주면 신뢰는 저절로 생긴다고 봅니다.

 

임인년도 이제 이틀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새해에는 신뢰하는 사회를 만드는데 우리 모두 함께하면 참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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