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우가 살아온 길

1. 초등학교 시절 (10) 약주 막지와 옥수수죽

목우자 2023. 2. 20. 19:56

(10) 약주 막지와 옥수수죽

부잣집이 아니고서는 끼니마다 밥을 먹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끼니를 해결하는 방법은 다양했다.

양조장에 가서 약주 막지(술을 걸러내고 남은 찌꺼기)를 무료로 얻어와서 당원(단맛을 내는 알약 비슷한 것)을 넣고 끓여서 먹으면 허기는 면할 수가 있었다. 그런데 약주 막지에는 알코올 기운이 조금 남아 있어서 몸에 술기운이 돌기도 하였다.

가끔은 밀기울(밀가루를 만들고 남은 밀 껍질인데 약간의 가루가 남아 있음)을 싼값에 구매하여 반죽하여 쪄서 먹기도 하였다.

가까이 있는 예천교회에서는 일주일에 한 번 큰 가마솥에 옥수수죽을 끓여서 점심으로 먹을 수 있도록 나누어 주었다. 1130분 무렵이 되면 커다란 빈 그릇을 든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서 죽이 다 되기를 기다린다. 가끔은 나도 옥수수죽을 받아왔는데 배식하는 분이 우리 집 식구가 많은 것을 알고 특별히 많이 담아주셔서 늘 고맙게 생각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