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막걸리 배달
내가 초등학교 3학년 때인 것 같다. 우리 집에서 300m 정도 떨어진 산 밑에 학교 운동장이 있다. 학교에서는 운동장을 넓히려고 수개월에 걸쳐 언덕에 있는 바위 폭파 작업을 하였다.
작업을 하는 인부들의 새참 시간에는 막걸리가 있어야 하는데 그 막걸리 배달처가 바로 우리 집이었다. 주전자에 술을 담아서 김치와 함께 가져가는데, 가끔은 내가 배달하였다.
배달 도중에 아무 일이 없었는데도 술을 가져가면 어른들은 “너 오다가 술 마시고 물 부어서 왔지?”하고 말한다. 나는 아니라고 이야기하지만 아무 소용이 없다. 너무 억울하여 울음을 터뜨린 적도 있는데 내가 철이 들어 다시 생각해보니 그분들이 정말로 나를 의심한 것이 아니고 골려주려고 그랬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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