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사는 이야기

나도 나이가 들었는가 보다

목우자 2023. 4. 9. 09:29

내가 즐겨보는 TV 프로그램 중의 하나가 MBN에서 방영하는 사노라면이다.

시골을 배경으로 서민들의 삶을 자연스럽게(아마도 작가의 의도가 개입되었으리라 짐작은 하지만) 표현하기 때문에 시골에서 자란 내 나이 또래의 사람들과 정서적으로 유대감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이 프로에 대한 애착이 많이 떨어진 것 같다. 이제까지 재미있게 봐 왔는데 왜 그럴까?

요즈음 들어 특히 연세 많은 주인공(아직도 이발하는 대전의 86세 할아버지, 거동이 자유롭지 못하여 이웃의 도움을 받고 계시는 김천의 94세 할머니 등)이 자주 등장한다.

옛날에는 이렇게 연세가 많으신 분들의 이야기가 나와는 무관한 남의 이야기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재미있게 보았다. 그런데 요즈음 들어서는 이런 분들의 이야기가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 바로 나 자신의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은 비교적 건강한 편이지만, ‘나도 얼마 지나지 않으면 저렇게 나이가 들어서 거동이 불편하고 도움이 없으면 이동도 마음대로 하지 못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걱정을 하는 것 같았다.

걱정한다고 해결될 일도 아니고 모든 사람이 다 맞이해야 할 노년의 삶인데 어찌 나라고 피해 갈 수 있겠는가?

 

옆에서 함께 생활하는 아내에게, 서울에서 바쁘게 직장생활을 하면서 아들 하나를 키우고 있는 큰딸 내외에게, 그리고 미국에서 출산을 앞둔 작은 딸과 열심히 일하고 있는 사위를 도와주지는 못해도, 짐이 되어서는 안 되겠지.

살아있는 동안은 내 힘으로 보고, 듣고, 먹고, 걸어 다닐 수 있도록 내 몸 관리를 더욱 잘해야겠다고 다짐해 본다.

 

나도 이제 나이가 많이 들었는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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