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사는 이야기

부모 역할(2) 부모는 자식을 어떻게 키워야 할까?

목우자 2023. 3. 29. 09:17

우리 사회의 모든 부모가 안고 있는 숙제는 자녀 문제입니다. 도대체 내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 하는가? 이 문제에 정답이 있을 수가 없겠지만 저는 다음 두 가지를 우선순위 상단에 넣고 싶습니다.

한 가지는 자식이 부모에게서 독립할 수 있도록, 다른 한 가지는 주변 사람과 잘 어울리면서 생활할 수 있도록 키워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두 가지는 별개의 문제 같지만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어서 실제로는 한 가지인지도 모릅니다.

 

누군가가 삶이란 ‘선택의 연속’이라고 했습니다. 이 말을 받아들인다면 자녀가 부모의 도움 없이도 주위 사람들을 배려하는 좋은 선택을 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라고 봅니다.

 

아이가 부모에게서 독립한다는 의미는 부모의 도움 없이도 좋은 선택을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자신과 주위 사람의 입장을 함께 고려하여 서로 양보하고 협력하는 관계를 맺을 수 있다는 것이지요.

 

이런 아이로 키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선 자식을 대하는 아버지와 어머니의 방식이 같아야 합니다. 두 사람의 태도가 다르면 아이는 혼란을 일으킬 수 있고, 자신이 좋아하는 쪽을 택하기 위하여 다른 한쪽의 눈치를 보거나 거짓말을 시작할 수도 있습니다. 자녀 교육 문제로 부모의 의견이 일치하지 않는다면 두 사람이 충분한 대화를 통하여 공통 안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부모가 아이를 대하는 방식에 일관성이 있어야 합니다. 어떤 날은 허용적이고, 또 어떤 날은 너무 엄격하다면 아이는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지를 모릅니다.

 

아이가 어릴 때부터 자신이 원하는 것을 모두 할 수 없고, 때로는 하기 싫은 일도 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해주는 것도 필요합니다. 이 세상은 나 혼자가 아니라 여러 사람이 함께 살아가기 때문에 양보하고 협력하는 습관을 길러주어야 합니다.

 

모든 것을 부모 뜻대로 하거나, 모든 것을 아이 뜻에 맡겨두는 극단적인 방식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아이가 어릴 때는 판단 능력이 없다고 아이의 의사와 관계없이 부모가 모든 것을 결정하는 분도 있습니다. 아이가 하는 일이 부모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일일이 가르치거나 대신해주기도 합니다. 아이 스스로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경험을 축적할 기회를 빼앗고 있는데, 부모는 자식을 위하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지요.

이런 환경에서 자란 아이는 성인이 되어서도 스스로 결정하지 못하고 누군가가 결정해 주기를 기다리는 의존적인 사람이 되기 쉽습니다. 심한 경우 모든 것을 부모에게 물어보고 결정하는 마마보이(마마걸, 파파보이, 파파걸)가 될 수도 있습니다.

이와는 반대로 아이의 의사를 존중한다고 아이 마음대로 모든 것을 선택하게 하는 부모도 있습니다. 특히 맞벌이 부부인 경우 늘 바쁘게 생활하기 때문에 대체적으로 아이가 원하는 것을 들어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경우 아이는 입맛에 맞는 것만 먹으려 하고, 재미있고 쉬운 것만 선택하며, 자신이 원하는 것은 모두 얻을 수 있다고 믿습니다.

이렇게 자란 아이는 주위 상황이나 주어진 여건과 관계없이 모든 것을 자기 뜻대로 하려 하며, 이것이 잘되지 않으면 다른 사람과의 관계가 원만하지 못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위 두 가지 극단적인 경우는 결코 아이를 위하는 길이 아니라고 봅니다. 이렇게 성장한 아이는 부모라는 울타리를 벗어나 스스로 선택해야 하는 나이가 되었을 때, 결코 좋은 선택을 하기기 어려울 것입니다.

 

자녀를 잘 키우는 일은 참으로 어렵습니다. 특히 요즈음은 한 자녀를 둔 가정이 많아서 부모도 경험이 없는 상태로 계속 새로운 상황을 맞이합니다. 어떻게 하는 것이 잘하는 일인지 판단하기가 싶지 않습니다. 아이를 위한다고 한 일이 실제로는 아이를 잘못된 길로 가게 할 수도 있습니다.

 

옛날 어른들은 자식을 엄하게 키워야 한다고 했습니다. 이 말은 아이를 윽박질러 어른의 뜻대로 한다는 것이 아닙니다. 아이의 모든 것을 다 받아주고 도와주기보단 스스로 일어날 수 있도록 강하게 키워야 한다는 뜻입니다. 다시 말해서 아이가 독립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지요.

 

자식을 내 소유물로 여기고 있으면 잘 키우기 힘듭니다. 지금은 많이 부족하여 기대에 미치지 못하지만 부족한 부분들을 조금씩 채워 나가는 인격체로 성장해 가고 있습니다. 양보하고 협력하면서 좋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조력자의 역할을 충실히 하는 부모가 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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