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우가 살아온 길

2. 점원과 급사시절 (8) 한약으로 맹장염을 치료

목우자 2023. 5. 4. 09:43

(8) 한약으로 맹장염을 치료하다.

고등공민학교 1학년 과정을 마치고 2월초 봄방학 기간이었다. 신입생을 모집하기 위한 홍보 활동에 함께 가자는 연락을 받았다. 서무실에서 일하는 분과 학생 여러 명이 신입생 모집 벽보와 풀이든 통을 들고 예천 읍내를 돌며 벽보 붙이는 작업을 하던 중이었다.

 

아랫배가 조금씩 아프기 시작하였다. 괜찮겠거니 하면서 기다렸지만, 통증이 멈추지 않고 조금씩 더 심해지는 것 같았다. 도저히 더 참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닌 것 같아 벽보 붙이는 작업을 친구들에게 부탁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어머니와 함께 병원으로 가서 진료실로 들어갔다. 진단 결과 맹장염이 틀림없으니 수술해야 한다고 한다.

 

일단 통증을 줄여주는 진통제 주사를 맞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 당시 예천 인근 도시인 영주에 맹장염 치료약을 잘 짓는 한의원이 있다고 하여 아버지께서 약을 지으러 영주로 가셨다. 시간이 지나니 진통 효과가 떨어져서인지 통증이 다시 시작되었다. 고통을 억지로 참으면서 몇 시간(4~5시간으로 기억됨)이 지나갔다. 드디어 아버지가 약을 가지고 오셨고, 약 한 첩을 다릴 때까지 무척 힘든 시간이 계속되었다. 다린 약을 먹고 잠이 들었는데 잠을 깨고 나니 통증이 많이 약화한 것 같았다.

 

지어온 약 10첩을 4일에 걸쳐 먹고 나니 이젠 아무렇지도 않았다. 그 약을 먹은 지 56년이 넘은 지금까지도 아무런 이상이 없는 것을 보면 맹장염 전문 한약방이 확실했던 것 같다. 지금 돌이켜 봐도 참 신기하다. 어찌 한약으로 맹장염을 치료할 수 있다는 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