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우가 살아온 길

2. 점원과 급사시절 (9) 중졸자격 검정고시 합격

목우자 2023. 5. 12. 13:23

(9) 중학교 졸업 자격 검정고시 합격

2학년 10월 무렵이 되었을 때, 검정고시 공고문을 보게 되었다. 그래서 함께 공부하던 5명이 출제 경향도 파악할 겸 미리 응시를 한번 해보자는 의견이 모아져 검정고시 응시 원서를 제출하였다.

 

129일과 10일 이틀에 걸쳐 안동농고에서 9개 과목을 시험을 치렀는데, 그때 날씨가 얼마나 추웠는지 손발이 꽁꽁 얼 정도였다. 예천에서 난방 시설도 없는 첫 버스를 타고 비포장도로를 1시간 반 정도 걸려서 안동 터미널에 도착한다. 학교까지 걸어가서 시험을 치고 돌아오는 과정이 이틀간 반복되었다시험 후 운이 좋으면 몇 개 과목 합격하여 3학년 졸업할 때 부담을 줄일 수 있겠다는 것이 공통된 의견이었다.

 

시험이 끝나자 검정고시는 잊고, 직장 생활과 학교를 열심히 다녔다. 12월 하순 어느 날 둘째 형 친구 한 분이 대구에 있는 경북교육청에 볼일이 있어서 갔다가, 마침 검정고시 합격자 공고문이 붙어 있어서 살펴보니 내 이름이 있더라고 하였다. 그 말을 듣고 설마하면서 도저히 믿어지지 않았다. 운이 좋으면 서너 과목 합격을 기대했는데 9개 전 과목에 합격했다니 이게 정말이란 말인가?

며칠 후 전화로 확인해보니 합격자 명단에 내 이름이 있다고 하였다. 그래도 자꾸만 의심이 들었다. 12월 말경에 둘째 형이 검정고시 합격증을 찾으러 도 교육청에 다녀오기로 하였다. 그날 저녁 무렵 함박눈이 내리고 있는데 형이 들어왔다. 나에게 축하한다라는 말과 함께 합격증을 건네주었다. 증서를 보니 내 사진이 붙어 있고 이름과 생년월일까지 확인하고 보니 이제 비로소 합격했다는 것을 믿을 수 있었다.

세상에 이렇게 기쁠 수가 있는가? 내 생애 가장 큰 기쁨이요, 내가 다시 공부를 계속할 수 있는 연결고리가 만들어진 셈이다.

고등학교 입학자격 검정고시 합격증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