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사는 이야기

내 마음을 꽉 잡을 수는 없을까?

목우자 2023. 5. 7. 17:50

사람의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아마도 거의 모든 사람이 속마음을 들킬까 봐 불안에 떨다가 수명을 다하지 못하고 저세상으로 가고 말 것 같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내 마음대로 되지 않거나 나의 뜻과 다른 경우에는 다른 사람을 탓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참 묘한 것은 똑같은 그 사람이 어떤 때는 좋은데, 또 어떤 때는 밉기가 그지없다.

 

멀리서 찾을 것이 아니라 나와 41년째 함께 살고 있는 아내가 그렇다. 그 사람은 늘 똑같은데 왜 밉기도 하고 좋기도 할까? 곰곰이 생각해 보니 내 마음이 그렇게 만드는 것 같다.

아내가 하는 언행이 내가 좋아하거나 내가 기대하는 것과 같을 때는 고맙고 이쁘게 보인다. 그러나 내가 생각하고 바라는 것과 다르거나 반대 방향일 때는 밉기가 그지없다.

 

그런데 아내는 늘 변함이 없다. 나와 결혼한 것을 생애 최고의 선택이라고 말한다. 내 뜻을 존중해주려고 노력한다. 가끔 내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 일을 하기도 하지만, 그 사람 나름대로는 나를 위하는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한다.

 

아내는 감추는 것이 거의 없지만 나는 속 마음을 드러내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렇지만 아내는 나의 표정을 보고 귀신같이 내 기분 상태를 알아낸다. 애써 내 마음을 감추려고 하지만 이미 들키고 말아 아무 소용이 없다. 물론 나도 표정을 보면 대충 아내의 기분 상태를 짐작하지만, 아내만큼 민감하지 못하다.

 

조그만 일에도 흔들리는 나의 마음을 꽉 잡을 수는 없을까? 그렇게 되면 내 속마음을 들킬까 봐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내 마음이 흔들리지 않으니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볼 수 있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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