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우가 살아온 길

4. 대학 생활 (5) 담배를 피기 시작하다.

목우자 2024. 1. 31. 12:06

 

1학년 2학기 중간고사를 마쳤을 때, 친구들이 당구장을 가보자고 하였다. 난생처음 당구장을 가보니 실내는 담배 연기가 자욱했고 한쪽 구석에서는 화투나 카드 놀이를, 또 다른 곳에서는 짜장면을 시켜 먹는 모습도 보였다.

나보다 조금 더 일찍 시작한 친구의 코치를 받아서 당구공을 쳐보니 공이 제대로 맞지 않았지만, 이외로 재미가 있었다. 이렇게 시작한 당구는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친구들과 즐겨하는 놀이가 되었다. 또한 당구를 치는 거의 대다수 사람이 담배를 피는 모습을 보고 나도 담배를 피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담배 한 갑을 사서 불을 붙이고 담배 연기를 들어 마시니 기침만 콜록콜록 났다. 처음 산 담배 한 갑은 일주일 가까이 주머니에 들어있었는데, 차츰 담배가 익숙해지자 2~3일이 지나면 담배 한 갑이 동이 나고 말았다.

 

당시에는 담배가 몸에 해롭다는 것을 아무도 말하지 않았다. 남자들은 당연히 담배를 피워야 멋있게 보인다는 생각으로 시작한 담배를 35년간이나 피웠으니 얼마나 잘못된 선택이었나. 50살 가까이 되었을 때, 어렵게 담배를 끊었는데 연수원에 근무하면서 일에 대한 스트레스(핑게?)로 다시 피기 시작하였다. 흡연량은 많이 줄었지만 5년 정도 더 피우다가 완전히 끊었다.

90년도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버스나 기차에서도 재떨이가 설치되어 있어서 어디서나 제약 없이 담배를 피웠다. 사무실은 물론이고 가정에서도 손님이 찾아오면 제일 먼저 하는 일이 재떨이를 내놓는 것이었다. 집에 어린아이가 있어도 개의치 않고 담배를 피웠으며, 손님들이 돌아가고 나면 온 집안에 배인 담배 연기 때문에 며칠을 두고 환기를 시키곤 하였다. 이런 모습이 어느 순간부터 바뀌기 시작하여 지금은 실내는 말할 것도 없고, 실외에서도 담배를 필 수 있는 장소가 그렇게 많지 않다. 담배값은 많이 올랐는데 흡연자들은 어디에서도 환영받지 못하는 세상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