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이야기 모음

9일 만에 만든 천국

목우자 2024. 3. 17. 20:33

나는 기독교인도 아니고 불교 신자도 아니다. 천국(극락세계)이 있는지 모르지만 나에게 지금, 이 세상을 하직하고 천국을 가겠느냐?”고 물으면 나는 확실히 아니오!”라고 답할 것이다. 죽어서 가는 천국보다는 지금 살고 있는 이곳이 더 좋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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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여인이 가정생활을 비관하며 하나님께 빨리 천국에 가게 해 달라고 열심히 기도했다. 기도 덕분인지 하나님께서 여인 앞에 나타나 말씀하셨다.

 

지금 많이 힘들지. 이 세상을 떠나 빨리 천국으로 가고 싶단 말이지. 내가 네 소원을 들어주겠노라. 그러나 이 세상에 공짜가 어디 있겠느냐. 천국으로 가기 전에 너도 내 부탁 몇 가지는 들어주어야 한다. 주의할 점은 하는 흉내만 내어서는 안 되고 온갖 정성을 다 들여서 해야 한다. 그렇게 할 수 있겠느냐?”

여인은 하느님께서 천국으로 보내주시겠다는데 무엇인들 못 하겠느냐.’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렇게 하겠다고 대답하였다.

 

그러자 하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대가 죽은 후 사람들이 집을 이렇게 지저분하게 두었다는 욕을 먹어서 되겠느냐? 오늘부터 3일간 집 안을 깨끗이 청소하고 정리 정돈을 잘해보렴. 그러면 사람들이 집안을 항상 청결하게 유지했다고 칭찬하겠지.”

그녀는 3일간 열심히 청소하며 집 안을 정리했다.

 

하나님께서 다시 나타나 말씀하셨다.

아이들이 마음에 걸리지 않느냐? 그대가 죽은 후 엄마가 우리를 끔찍이도 사랑했다고 말할 수 있도록 3일 동안 아이들에게 사랑을 베풀어 보렴.”

그녀는 3일간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여 자식들을 대하였다. 마주할 때는 사랑이 듬뿍 담긴 표정을 지었으며, 맛있는 요리를 만들어 주고, 생활에 불편함이나 어려움이 없는지를 살펴서 이를 해소해 주었다.

 

다시 3일 후, 하나님께서 말씀하셨다.

지난 6일간 내가 부탁한 것을 정말로 잘해 주었다. 이제 마지막으로 한 가지만 더 해주렴. 네가 남편 때문에 매우 힘들었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다. 그래도 장례식장에서 남편과 사이가 좋지 않았다는 말보다는 참 좋은 아내였다는 말이 나오면 더 좋겠지. 3일 동안만 너의 남편에게 친절을 베풀어 보렴.”

그녀는 내키지 않았지만 빨리 천국으로 가고 싶다는 마음에 이제까지 남편을 대하던 태도를 바꾸어서 상냥한 표정을 지으면서 3일간 남편을 왕처럼 떠받들었다.

 

다시 3일 후 하나님께서 말씀하셨다.

지난 9일간 내가 부탁한 세 가지를 잘해 주었다. 이제 천국으로 갈 시간이 다 되었구나. 떠나기 전에 네가 이제까지 살아왔던 집을 한번 돌아보렴.”

돌아보니 집안은 너무나도 깨끗한 상태로 잘 정리되어 있었고, 아이들은 행복한 모습으로 제 일을 하고 있었으며, 남편은 흐뭇한 표정으로 아이들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니 천국으로 가고 싶은 생각이 없어지는 것 같았다.

 

그녀가 물었다.

하나님! 갑자기 이런 행복이 어디서 찾아왔지요?”

하나님이 말씀하신다.

지난 9일 동안 그대가 만든 거란다.”

그녀가 말한다.

정말이에요? 그럼 저는 이곳에서 천국을 만들며 살아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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