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우가 살아온 길

2. 점원과 급사 시절(1) 중학교 진학을 못 하다

목우자 2023. 3. 5. 09:24

(1) 중학교 진학을 못 하다.

초등학교 시절 나의 공부 실력은 중간(?) 정도인 것으로 짐작된다. 6학년 때는 공부를 조금 더 잘했는지 2학기 반 대항 학력고사에 우리 반 대표 5명에 뽑혀서 출전하기도 하였다. 그런데 초등학교 시절 나의 간절한 바람은 상점의 점원이 되는 것이었다. 공부를 안 해도 되고, 손님이 없어서 한가한 시간에는 졸기도 하는 점원들의 모습이 너무 부러웠기 때문이다.

 

지금은 거주지역과 희망에 따라 초등학교 졸업생 모두가 중학교에 배정된다. 그러나 내가 초등학교 다니던 시절에는 입학시험을 쳐서 합격해야 입학할 수 있고, 중학교 진학을 하지 못하는 사람이 너무 많았다. 초등학교 6학년 2학기가 되면 중학교 입학시험 예정자를 파악하는데 나는 당연히 진학하는 것으로 이야기했다. 그러나 막상 입학원서를 낼 시기가 되자 어머니께서는 중학교 진학을 못 한다고 하셨다.

 

지극히 원하면 이루어진다고 했던가? 드디어 점원이 되고 싶다는 나의 간절한 바람이 실현될 수 있는 상황이 되었다.

내가 초등학교를 졸업할 즈음 막걸리 장사가 잘되지 않아 우리 집 경제는 최악의 상황이었다. 고등학교 재학 중인 큰형과 둘째 형, 중학교에 다니던 셋째 형은 휴학하였고, 초등학교를 졸업하는 나는 당연히 중학교 진학을 하지 못하였다.

첫째 형과 둘째 형은 1년 후 복학하여 고등학교를 졸업하였지만, 셋째 형은 병원에 취직하여 일하다가 부사관으로 입대하였기 때문에 중2 중퇴가 최종 학력이다. 우리 8남매 중에서 유일하게 고등학교 진학을 못 하였다. 중학교도 졸업하지 못하였기에 군 생활을 하면서 진급에도 많은 어려움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