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우가 살아온 길

2. 점원과 급사 시절 (3) 자전거 타는 것을 배우다

목우자 2023. 3. 19. 19:36

(3) 자전거 타는 것을 배우다.

이튿날인 31일부터 점원 생활이 시작되었다. 어린 나이에 낯선 곳에서 생활하려니 어색하기만 했다.

 

주인아저씨는 먼저 두 가지를 익히라고 하였다. 한 가지는 진열된 물품의 용도와 판매 가격을 익히는 일이었다. 또 한 가지는 심부름 다닐 수 있도록 자전거 타는 연습을 하라는 것이다. 가게 안에서 물건들을 익히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지만, 자전거 타는 것이 문제였다.

 

우선 자전거 핸들을 두 손으로 잡고 끌고 다니는 것부터 시작했다. 그다음은 끌고 가다가 한 발을 페달 위에 얹어서 가는 것이다. 몇 번 넘어지기도 했지만 제법 익숙해지자 두 발을 모두 얹고 안장에 앉는 연습을 했는데 다리가 짧아서 두 발이 모두 페달에 닿을 수가 없었다. 수없이 넘어지는 과정을 거치면서 겨우 탈 수 있게 되자 자신감도 생기고 실력도 점점 늘어나서 한 달이 안 되어 자전거를 탈 수 있게 되었다.

 

자전거를 타고 이곳저곳 심부름을 다니다가 한 번은 제법 먼 곳까지 가게 되었다. 돌아오는 길에 기다란 내리막길을 신나게 달려오다가 앞에 가는 우마차 옆을 걸어가던 어린이에게 부딪치고 말았다. 몸에서 피가 나는 것이 보였다.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막막하였다. 그 아이를 데리고 셋째 형이 일하는 병원까지 왔다. 형을 찾아서 이야기하니 형이 데리고 들어가서 상처를 치료해주어서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그때 형은 그 아이를 어떻게 치료했는지, 병원에서 심부름하는 형의 입장은 어떠했는지 아직도 물어보지를 못했다. 만약 형이 병원에서 근무하지 않았다면 주인아저씨에게 큰 꾸지람을 듣든지 아니면 부모님을 놀라게 했을 것 같다. 지금 돌이켜보니 형이 있다는 것이 정말 고마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