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우가 살아온 길

2. 점원과 급사 시절 (5) 점원 생활 마감

목우자 2023. 4. 5. 10:56

(5) 점원 생활 마감

6개월이 지났을 무렵 함께 있던 라디오 기술자가 독립하여 다른 곳에서 개업하였다. 라디오 수리 기술은 배울 수 없었지만, 하루하루를 무척 재미있게 보내고 있었다. 손님이 없는 한가한 시간에는 주변 또래 점원들과 함께 모여 놀기도 하고, 가끔은 자전거를 타고 함께 놀이를 가기도 하였다.

이듬해 1월 말이 되자 월급을 인상하여 500원을 받았다. 나는 월급과 관계없이 생활이 재미있기만 하였는데 어머니께서는 월급도 너무 적었고 라디오 수리 기술도 배울 수가 없다며 다른 곳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2월 중순 어느 날 어머니께서는 산림조합 급사(사무실 청소와 심부름이 주된 역할이었음) 자리가 났는데, 가보자고 하셨다. 함께 가서 면접을 봤는데 자전거에 쌀 한 가마니를 실을 수 있는지 물으셨다. 가능하다고 말씀드리니 3월부터 와서 근무하라고 하셨다.

주인아저씨께 어렵게 말씀을 드리고 2월 말까지만 근무하기로 했는데 마지막 날은 정이 많이 들었는지 나도 울고 주인아저씨도 눈물을 흘린 것으로 알고 있다.

이웃 상점에서 일하고 있는 친구들과 기념촬영(오른쪽 아래가 60년 전 내모습)
단오날 휴가 얻어 친구들과 함께 자전거 여행(가운데가 내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