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감자, 고구마 이삭줍기 내가 어릴 때는 취사와 난방을 위한 땔감도 중요한 해결 과제였다. 아직 연탄이 일반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주된 연료는 나무였다. 그런데 우리가 사는 주변 산에서는 땔감이 될만한 나무를 구할 수가 없다. 아버지가 지게를 지고 나무를 구하러 가시는데 편도 4~8km를 걸어가서 나무를 해 오신다. 아버지가 오실 시간에 맞추어 큰형 또는 둘째 형이 마중을 나가서 아버지 대신 지게를 지고 돌아오는 일도 많았다. 셋째 형과 나는 아직 어리기 때문에 나뭇짐을 지고 올 수는 없지만, 별도로 하는 일이 있었다. 여름철엔 감자 이삭줍기, 가을에는 고구마 이삭줍기다. 감자보다는 고구마 이삭줍기를 많이 했다. 형과 나는 자루와 호미를 하나씩 들고 3~4km 정도 떨어진 고구마밭을 찾아 나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