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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부부의 날입니다

아내와 나는 많은 면에서 서로 다릅니다. 이런 아내를 이해하기보다는 당신의 생각이 잘못되었으니 당연히 내 뜻에 따라야 한다는 식으로 살아왔습니다. 집에서 살림하고 아이 키우는 일은 직장 생활을 하는 나에게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라는 사고가 내 안에 자리 잡고 있었나 봅니다.그런데 언제부터인가 내 방식이, 내 사고가 옳지 않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살림 살고 아이 키우는 일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를 조금씩 깨닫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집안일도 함께하는 경우가 차츰 많아졌습니다.  퇴직하고 백수 된 지가 벌써 11년째입니다. 흔히 하는 말로 삼식이가 되면 안 된다고 하지만 우리 부부는 함께 삼식을 하는 날이 그렇지 않은 날보다 많습니다. 그 삼식 중 아침 식사 한 끼는 내 담당입니다. 아침은 사과 반 개..

오늘은 어버이날

오늘은 어버이날입니다. 나의 어버이는 이 세상에 계시지 않고, 나의 자식들이 나를 어버이로 섬기는 나이가 되고 말았습니다. 부모님 살아계실 때 부모님 마음을 헤아리지 못헸듯이 나의 두 딸도 우리 마음을 헤아리기 힘들겠지요.평소 좋아하는 시인 심순덕님의 시(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한편을 적어봅니다.-----------------------------------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 심순덕 엄마는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하루 종일 밭에서죽어라 힘들게 일해도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찬밥 한 덩이로 홀로대충 부엌에 앉아 점심을 때워도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한겨울 냇물에서맨손으로 빨래를 방망이질 해도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배부르다, 생각 없다,식구..

능력 위주의 사회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오늘은 어린이날입니다. 사흘간의 황금연휴가 이어지는데 첫날부터 비가 내려 어린이들이 크게 실망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어린이날은 어린이 측면에서 보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날이기도 하지만, 어른의 측면에서 보면 미래 사회의 주역 어린이가 건강하고 행복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관심을 환기하고, 관련 정책들이 잘 정비되고 추진되고 있는지 살펴보는 의미도 있을 것입니다. 내가 어린이였던 6~70년 전에 비하면 지금은 어린이를 위한 여러 정책이 너무나 잘 세워져 있고, 실제로 추진도 잘 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혜택을 받을 어린이 숫자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것입니다. 태어날 아이가 줄어드니 산부인과가 없어지고, 소아과병원도 문을 닫고 있습니다. 아기를 안아야 할 가슴 앞에 강아지가, 아기가 타야 할..

큰 그릇 링컨(스탠톤 변호사)

링컨 대통령은 정적이 많았는데, 그중에서도 변호사 에드윈 스탠톤(Edwin Stanton 법률가, 정치가)은 그 정도가 무척 심하였다고 한다. 그는 링컨이 무슨 정책을 내놓기만 하면 사사건건 물고 늘어지면서 '저질 광대'라고 공격하였다. 어느 날 스탠톤은 “고릴라를 잡으러 아프리카로 가는 것은 참으로 어리석은 일이다. 진짜 고릴라는 바로 여기 스프링필드에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라고 말하였다. 수염이 많은 링컨에게 '미련한 고릴라'란 별명을 붙인 것이다. 링컨은 이렇게 심한 모욕과 비난을 받으면서도 단 한마디도 대꾸한 적이 없었다고 한다.  왜냐하면 스탠톤이 자신을 욕하고 있지만 매우 유능한 사람이란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링컨은 대통령으로 당선된 직후에 그를 국방장관으로 임명하려고 하였다. 그..

6. 군복무 (1) 훈련병

입대하던 날, 남자라면 당연히 거치는 군입대지만 왠지 창설 없는 감옥에 가는 기분이 들었다. 집이 있는 예천 터미널에서 안동 36사단까지는 버스를 타면 한 시간 조금 더 걸리는 곳이다. 혼자 갈 용기가 나지 않아 친구 한 명과 같이 가기로 하였다. 부대 인근에 도착하여 함께 점심을 먹고 입소 시간 가까이 되어서 부대 앞에 도착하니 군인들이 부대 밖으로 나와서 안내하고 있었다. 부대 안으로 들어가면서 배웅나온 친구를 보니 눈물이 나올 것만 같았다. 손을 흔들어 주는 친구에게 돌아가라는 손짓을 하고 안으로 들어 갔다. 그런데 담 하나 차이가 이렇게 다를 수가 있는가? 담 밖에서는 친절이 넘치는 목소리로 “장정분들, 어서 안으로 들어 가십시다.”라고 했는데, 담 안으로 들어오니 180도로 바뀌었다. 존댓말은 ..

22대 국회의원 선거

온 나라를 뜨겁게 달구었던 22대 국회의원 선거가 민주당의 압승으로 막을 내렸다. 나는 선거 운동 기간 너무 답답하였다. 여당 야당 가릴 것 없이 온통 상대방 물어뜯는 것이 선거 운동의 전부인 것 같았다. 국민에게 희망을 심어주는 비전은 보이지 않고, 오직 상대방의 결점만 물고 늘어지는 이전투구의 모습은 많은 사람을 지치게 만들었다. 내가 20대 시절이던 50년 전 결혼 상대자의 모습을 보자. 신부가 갖추어야 할 첫째 조건은 현모양처의 품성이었다. 신랑이 갖추어야 할 첫째 조건은 가족 부양을 할 수 있는 능력(뚜렷한 직장 등)이 있어야 한다. 그다음 외모나 성격, 가족 관계 등을 살펴보는 것이 순서였다. 그런데 지금 젊은이들은 상대방이 내 마음에 와닿는가 아닌가가 먼저인 것 같다. 즉 필이 통하여야 한다..

인내(이태백)

시성(詩聖) 이태백이 청년 시절에 10년 작정을 하고 상산(常山)이란 산중으로 글공부하러 간 일이 있었습니다. 원래 천재적인 소질을 타고난 데다가 7년 동안을 일심전력으로 공부하고 나니 무불통지(無不通知)라, 이만하면 천하 문장이 되기에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어 산에서 내려오게 되었습니다. 산 중턱에 이르렀을 때 백발의 할머니가 큰 쇳덩어리를 돌에 갈고 있었습니다. 이태백은 하도 이상해서 할머니에게 “할머니, 그 쇳덩어리 무엇에 쓰려고 갈고 있습니까?”라고 물었습니다. 할머니는 태연스럽게 “이것 말인가? 바늘을 만들려고 갈고 있지.”라고 대답하였습니다. 이 말을 들은 이태백은 불현듯 자기 자신을 다시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70이 넘은 할머니가 쇠뭉치를 갈아서 바늘을 만들겠다고 하는데, 30도 안 된 나는 ..

5. 교직 생활(1) 교사가 되다

1975년 3월 2일 이른 아침을 먹고 집에서 2km가 조금 넘는 예천농업고등학교를 향하여 자전거를 타고 출발하였다. 학교에 도착하여 교무실에 들어가니 새로 발령받은 선생님들(9명 정도로 기억됨)의 자리가 교감 선생님 책상 부근에 마련되어 있었다. 고향 선배인 선생님들도 보였고, 초등학교 6학년 때 옆 반 담임을 하셨던 분도 만날 수 있었다. 신임 선생님들이 모두 도착하자 교장실로 안내되어 교장선생님께 인사를 드리고 차 한잔을 마신 후 다시 교무실로 돌아왔다. 이어서 직원회의가 시작되자 새로 부임한 선생님들 소개와 신학기 업무 분담 발표가 있었다. 나는 7월에 입대가 예정되어 있었기 때문에 담임에서 제외되었으며, 수업은 1, 2, 3학년 수학을 조금씩 배정받았는데 주당 24시간이었다. 맡은 업무는 교무실..

9일 만에 만든 천국

나는 기독교인도 아니고 불교 신자도 아니다. 천국(극락세계)이 있는지 모르지만 나에게 “지금, 이 세상을 하직하고 천국을 가겠느냐?”고 물으면 나는 확실히 “아니오!”라고 답할 것이다. 죽어서 가는 천국보다는 지금 살고 있는 이곳이 더 좋다는 뜻이다. ****************** 어떤 여인이 가정생활을 비관하며 하나님께 빨리 천국에 가게 해 달라고 열심히 기도했다. 기도 덕분인지 하나님께서 여인 앞에 나타나 말씀하셨다. “지금 많이 힘들지. 이 세상을 떠나 빨리 천국으로 가고 싶단 말이지. 내가 네 소원을 들어주겠노라. 그러나 이 세상에 공짜가 어디 있겠느냐. 천국으로 가기 전에 너도 내 부탁 몇 가지는 들어주어야 한다. 주의할 점은 하는 흉내만 내어서는 안 되고 온갖 정성을 다 들여서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