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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초등학교 시절 (6) 참외 농사를 지어 외가라고 부르는 줄 알았다.

(6) 참외 농사를 지어서 외가라고 부르는 줄 알았다. 어릴 때 우리 집은 늘 가난의 연속이었지만 집에서 3km 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외가는 그런대로 살아가는 형편이었다. 여름이면 참외와 수박이 나오고, 가을에는 고구마도 수확하기 때문에 늘 먹을 것이 많았다. 어린 나는 참외 농사를 짓기 때문에‘외’자가 붙어서 외가인 줄 알았는데 어머니의 친정집이 외가라는 것을 제대로 안 것은 한참 후의 일이었다. 설날이 되면 아이들은 많은 세뱃돈을 기대하고 있지만 부모님이 주는 세뱃돈은 너무 적었다. 그래서 설날 차례와 세배가 끝나면 우리 형제들은 한 시간 정도를 걸어서 외가까지 세배를 가곤 하였다. 명분은 웃어른을 찾아뵙고 세배를 드리는 것이지만 실제로는 세뱃돈을 받기 위하여 왕복 두 시간 걷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

1. 초등학교 시절 (5) 문중 묘사

(5) 문중 묘사 예천 지역 창원 황가는 매년 문중 산소에서 묘사(조상의 묘소에서 지내는 제사를 말하는데, 주로 음역 10월에 5대조 이상의 조상에게 지내는 제사를 가리킨다.)를 2곳에서 날짜를 달리하여 지낸다. 이날 오전에는 집안의 어른들이 산소에 모여 제사를 올린다. 이것이 끝나면 제실에서 점심을 먹고 오후에는 제사를 지낸 각종 음식을 참석한 모든 사람에게 남김없이 골고루 나누어 준다. 워낙 먹을 것이 없는 시절이기 때문에 이날 거의 모든 학생은 2~3교시를 마치면 조퇴한다. 그리고는 점심시간에 맞춰 집에 있는 어린 아기까지 업고 제실로 모인다. 점심도 한 끼 먹을 수 있고, 점심 후에는 참석한 사람 숫자에 맞춰 분배해둔 제사 음식을 받아 가기 위해서다. 그래서 이동이 가능한 사람은 총출동하는데 우리..

1. 초등학교 시절 (4) 전학

(4) 전학 처음 살던 집과 이사한 집 사이에는 조그마한 개울이 있고 개울을 따라 도로가 자리 잡고 있었다. 처음 살던 집은 학군이 예천서부초등학교였고 이사한 집은 예천동부초등학교였다. 초등학교에 입학할 때 서부초등학교에 입학해야 했는데 형들을 따라 동부초등학교에 입학하였다. 그런데 3학년이 되었을 때, 학군 정리를 한다고 서부초등학교로 전학해야 한다고 하였다. 5월로 기억이 되는데 나무 그늘에서 야외 수업 도중 담임선생님께서 전학갈 사람 나오라고 해서 전학 기념으로 노래를 한 곡 하라고 하신다. 나는 노래를 엄청 못했지만 ‘산골짝에 다람쥐’라는 노래를 부르고 그 이튿날 선생님의 인솔하에 단체로 서부초등학교로 전학을 간 것 같다. 전학 이후에 이사를 해서 다시 학군이 동부학교로 바뀌었지만 전학 없이 서부..

1. 초등학교 시절 (3) 밀주 판매

(3) 밀주 판매 아버지는 특별한 직업이 없으셨고 가끔 노동 현장에서 일용직 일을 하신 것 같다. 어머니는 집에서 막걸리 장사를 하셨는데 고정된 일이 없으신 아버지가 많이 도와 주셨다. 그 당시 막걸리는 양조장에서 가져와 팔아야 하지만 어머니는 이문이 적은 양조장 술은 조금만 가져오고 직접 막걸리를 제조(그 당시는 밀주라고 하였으며 세무서에서 이를 단속하던 시절임)하여 판매하셨다. 이에 따라 많은 수난을 당한 일들이 지금도 기억에 생생하다. - 막걸리를 담기 위해서는 누룩이 있어야 한다. 통밀을 적당히 빻아서 메주 만들 듯이 만들어 방안에 일정 기간 걸어두면 마르면서 누룩곰팡이가 피게 된다. - 쌀로 고두밥을 만들어 멍석 위에 넓게 펴서 따뜻한 기운이 없어질 때까지 식힌다. 그 당시 쥐가 많았기 때문에 ..

1. 초등학교 시절 (2) 할머니의 죽음

(2) 할머니의 죽음 할아버지는 내가 태어나기 오래전에 돌아가셨기 때문에 알고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 할머니는 몸이 편치 않으셔서 늘 누워 계셨던 것으로 기억된다. 초등학교 2학년 때 봄인 것 같다. 학교를 마치고 집에 돌아오니 방에서 울음소리도 나고 많은 사람이 모여서 웅성거리고 있었다. 알고 보니 할머니가 돌아가셨다고 한다. 이튿날은 조모상으로 학교에 가지 않았다. 이웃에 사는 친구랑 하루를 산에서 보냈는데, 친구는 왜 그날 학교에 가지 않았는지 지금 생각해봐도 의문이다. 할머니가 계시던 방에는 할머니 대신 빈소가 차려졌다. 그 빈소에는 살아계실 때와 마찬가지로 매일 식사가 올려지고 2년 후 대상을 치른 다음 철거되었다.

1. 초등학교 시절 (1) 출생과 초등학교 입학

(1) 출생과 초등학교 입학 나는 경상북도 예천군 예천읍 노상리에서 8남매(아들 일곱, 막내딸) 중 넷째로 태어났다. 예천에 있는 대창중․고등학교 정문(지금은 정문 위치가 바뀌었음) 바로 밑에 있는 초가집(언덕 위에 자리 잡고 있으며 언덕 아래에 두 집이 있었다. 몇 년에 한 번 언덕이 무너져 우리 집에서 축대를 다시 쌓는 일을 했던 기억이 난다)에서 살다가 1960년 가을에 300~400m 정도 아래쪽 동네 더 작은 집(대지가 15평도 되지 않고, 마당은 거의 없어 집 앞 도로가 놀이터 역할을 하였음)으로 이사를 왔다. 이 작은 집에서 아버지와 어머니를 포함하여 10식구가 살았다.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의 기억은 나지 않는다. 예천동부초등학교에 입학하였는데 손수건(그 당시 거의 모든 아이가 코를 흘렸기..

선생님들께

어느 의과대학 교수가 강의 도중 학생들에게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했습니다. "한 부부가 있습니다. 남편은 매독에 걸려 있고, 아내는 중증 폐결핵에 걸려 있습니다. 이들의 슬하에는 자녀가 네 명 있었습니다. 그 중 한 명은 얼마 전 병으로 죽었고, 남은 3명은 결핵으로 누워있는데 이 세 명이 모두 산다는 보장을 하기 힘든 상황입니다. 부인은 또다시 임신 중인데 아이를 낳으면 어떻게 기를 것인지 걱정이 됩니다. 그래도 아이를 낳아야 할까요?" 그러자 한 학생이 대뜸 손을 들고 말했습니다. "안타깝지만 낙태수술을 해야 합니다." 이 말을 들은 교수가 무엇이라고 말했을까요? 교수는“자네는 방금 베토벤을 죽였네”라고 학생에게 말했습니다. ------------------------------------------..

어! 내 몸이 왜이래?

아침에 잠을 깨니 몸에 열이 났는지 약간의 땀이 베어져 있다. 흔히 말하는 식은땀일까? 평소와 같이 몸을 옆으로 돌려 엎드린 후 기지개를 켜고 일어나는데 어지럽다는 느낌이 들었다. ‘어! 내 몸이 왜 이럴까?’ 억지로 일어나서 거실로 나오는데 아무래도 몸이 정상이 아닌 것 같다. 아침 스트레칭을 하려고 몸을 돌리니 어지러운 것이 확실했다. ‘조금 지나면 괜찮겠지’ 하는 생각으로 아침(매일 아침은 채소 샐러드를 먹는데 이는 내 담당이다)을 준비해서 함께 먹었다. 아내에게 이야기하면 깜짝 놀랄 것 같아서 표시를 내지 않고 내 할 일을 했다. 점심을 먹고 파크골프 가는 시간이 되자 “나는 오늘 좀 쉬고 싶으니 당신 혼자 다녀와라.”라고 하였다. 아내는 함께 가지 않는 것이 조금 못 마땅한듯하였지만 혼자 집을 ..

부모 역할1

어떤 분이 근심 걱정에 대해 연구했습니다. 그 결과가 아주 재미있습니다. 사람들이 걱정하는 것들의 40%는 앞으로 절대로 일어나지 않을 일들이고, 30%는 이미 지나간 일들이고, 22%는 아주 사소한 일들이고, 4%는 우리 힘으로 어쩔 수 없는 일들입니다. 이제 몇 % 남았습니까? 4% 남아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근심의 96%는 쓸데없는 것들이고 나머지 4%만이 우리가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할 진짜 걱정거리라는 뜻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정말 걱정해야 할 4%는 버려두고 안 해도 될 96%를 붙들고 걱정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요. ****************************************** 학부모라면 자녀와 관련된 걱정거리가 많습니다. 우리 아이가 학교생활은 잘하고 있는지, 공부는 제대로 하..

원숭이 세계 일주

원숭이 한 마리가 세계 일주 여행을 떠났습니다. 몇 년에 걸쳐 세계 곳곳을 여행했습니다. 진귀한 것도 많이 보고 맛있는 음식도 실컷 먹었습니다. 이제 여행을 끝내고 배를 타고 고향으로 돌아오는데 섬 하나가 보였습니다. 기억을 더듬어 보아도 그 섬엔 들어간 적이 없었습니다. 섬 하나를 보지 못하고 돌아가면 한이 될 것 같아 마지막으로 그 섬을 둘러보고 가려고 뱃머리를 돌려 섬에 올랐습니다. 그 섬에도 원숭이가 많이 살고 있었는데 특이한 점은 원숭이들의 눈이 한 개이고 그 눈은 코 바로 위에 달려있었습니다. 섬 원숭이들은 지극히 정상인 여행객을 보고 서로 수군거렸습니다. “이상한 원숭이가 우리 섬에 왔다. 세상에! 눈이 두 개가 달렸네. 저거 병신 아니야?” 하는 것이었습니다. **************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