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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고맙습니다.

이○○ 선생님 많이 힘들지요? 최선을 다해서 아이들을 돌보고 있는데도 뚜렷한 성과가 나타나지 않아 속이 상할 때도 많이 있지요. 멀리서 통근하면서도 일주일에 두 번씩 남아서 아이들 공부하도록 지도해 주시고, 아무 보수도 없이 특별 수업해주어서 정말 고맙습니다. 아이들이 말은 하지 않지만, 선생님에 대한 고마움을 가슴 깊이 간직하고 있을 것입니다. 또한 선생님의 노력이 아이들의 발전에 밑거름 역할을 하였을 것이라 믿습니다. 본교에서의 경험이 앞으로 이 선생님의 교직 생활에 큰 보탬이 될 것이며, 오랫동안 추억으로 남아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이제 수능까지 열흘이 남았군요.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주세요. 아이들을 위하여 최선을 다해 주시는 이 선생님께「마음을 움직이는 힘‘배려’」를 드리고자 합니다. 비록 보..

흔들리는 나이

70이 넘도록 살아오면서 늘 장인정신을 강조하고 그렇게 살려고 노력해 왔다. 내 손을 거친 문서는 완벽하여 다른 사람이 흠잡을 데가 없어야 했다. 매사를 치밀하게 계획하고 계획한 대로 실천하여 빈틈이 없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왔다. 너무 빈틈이 없어서 다른 사람들이 나를 가까이하기 힘들다고 하였다. 그랬는데 그 완벽함이 어느 사이 하나둘 허물어지기 시작하였다. 물건을 어디에 두었는지 기억하지 못하여 한참 동안 헤매는 것은 보통이다. 차를 운행하려고 집을 나서면서 자동차 키를 두고 가서 되돌아오기도 하고, 차를 세워 놓고 집으로 들어오면서 창문을 닫지 않은 것 같아 되돌아가서 확인하기도 한다. 가끔 한 번 했던 똑같은 말을 다시 반복하여 핀잔받기도 한다. 어제저녁에는 아내가 잠을 잘못 잤는지 오른쪽 팔이 ..

친구야! 미안하고 고맙다!(22.04.07)

어제는 모교 대창학원(경북 예천읍) 개교 100주년 기념행사가 있었다. 71년도에 대창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공식적으로는 처음 모교를 방문하였다. 오랜만에 모교를 방문하여 후배들이 공부하는 학교 모습도 둘러보고 멀리 있는 동기생들도 만나면서 즐거운 하루를 보내고 돌아왔다. 아침에 눈을 뜨니 친구 초석 얼굴이 떠올랐다. 그리고는 까맣게 잊고 있었던 어제 일 한 가지가 눈앞에 어른거렸다. 기념행사가 거의 끝나갈 무렵 초석이 “안동으로 돌아가면 안 될까?”라고 말을 했는데 나는 “안돼, 너무 많이 돌아가.” 하며 단칼에 거절하고 말았다. 그리고는 그 일에 대해서는 아무런 생각 없이 구미로 돌아왔는데 아침에 눈을 뜨니 다시 그 장면이 눈앞에 어른거린다. 지금 돌이켜 보니 어제 친구가 그 이야기를 할 때 참 어렵게 ..

일상의 소중함을 일깨워준 코로나

내일이면 2022년 마지막 달 12월이 시작되는 날입니다. 금년 한 해를 돌아보고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할 준비도 해야겠지만, 내가 이렇게 큰 불편없이 일상생활을 할 수 있음에 감사하는 12월이 되었으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온 세상 사람들이 모두 감염되어도 나는 괜찮을 거라고 철석같이 믿고 있었는데, 어느 날 그 믿음이 산산조각이 나고 말았다. 지난 10월 29일 형제들처럼 가까이 지내는 여섯 집 부부 모임을 하고 일요일 오후가 되니 목이 조금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평소 기관지가 별로 좋지 못한 터라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월요일 오후가 되자 증상이 조금 더 심해져 동네 의원에서 신속항원검사를 받으니 붉은 두 줄, 코로나 양성 반응이 나왔다. 코로나를 경험하신 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이후 시간부터는..

내 마음의 창살(22.11.22)

위 건물 안에는 무엇이 들어있을까? 창살이 없어도 안으로 들어가기가 무척 힘들 텐데 창살까지 설치해 놓은 것을 보면 무척 귀중한 것이 들어 있을 것 같다. 외부에서 들어가지 말라고 해 놓았을까 아니면 안에 든 것을 가지고 나오지 못하기 위해서일까? 어쩌면 두 가지 모두에 해당할 수도 있겠다. 창문에 창살을 설치하듯이 나를 포함한 사람 대부분은 마음에 창살을 쳐놓고 있는 것 같다. 마음속에 있는 것을 다른 사람이 창을 열고 함부로 엿보지 못하게 하여 다른 사람의 마음과 내 마음이 소통하지 못하도록 막고 있는 것 같다. 창살이 없으면 창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 그 사람의 마음이 어떤지를 살펴보고 그 사람과 함께 하기가 더욱 쉬울 텐데. 다른 사람 이야기가 아니라 바로 내 이야기이다. 진짜 내 마음은 쇠창살 안..

늦가을의 정취를 찾아서 2(22.11.19. 토. 시립도서관)

늘 아침 6시 전후에 일어나는데 오늘은 잠을 깨고 나니 7시 반이 되었다. 어제 피곤한 일도 없었는데 이렇게 늦잠을 자다니 나도 나이가 들었는가 보다. 평소와 같이 채소 샐러드를 준비하여 혼자지만(아내는 제주도 여행 중) 품위 있게 아침을 차려 먹고 대충 설거지를 끝냈다. 어제 여리 공원을 다녀왔지만, 마음에 드는 사진 한 장 없는 것 같아 카메라 가방 메고, 삼각대 들고 가까이 있는 구미시립도서관으로 향했다. 찍을 거리를 찾는다고 여기저기 살펴보니 아직도 붉게 물든 단풍을 군데군데서 볼 수 있었다. 나무들을 자세히 살펴보니 참으로 재미있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어떤 나무는 벌써 잎이 거의 다 떨어지고 앙상한 가지만 남겨두고 있는가 하면, 어떤 나무는 바싹 마른 나뭇잎을 버리지 못하고 거의 그대로 달고 ..

늦가을의 정취를 찾아서1(22.11.18. 금. 여리공원)

서울 있는 큰딸로부터 ‘사위가 출장을 간다고 며칠 와 있으면 좋겠다’라는 연락받고 아내와 함께 일주일을 다녀왔다. 오던 날 계 모임을 하고 그 이튿날 저녁부터 목이 갈갈하여 다음 날 동네 의원을 가보니 코로나에 걸렸다고 하였다. 일주일간 격리 생활, 그리고 며칠 더 자숙 기간을 거치고 나니 어느새 가을은 저만큼 떠나고 있는 것 같았다. 금오산저수지라도 다녀올까 싶어 카메라 등에 메고 여리 공원에 도착해보니 이미 단풍은 끝난 지가 오래된 것 같았다. 그 와중에 시들어 가는 장미꽃, 친구들 다 보내고 무슨 미련이 남았는지 아직도 나뭇가지에 붙어 있는 잎사귀 몇 개, 떠날 준비가 덜 되었는데 가을이 너무 일찍 찾아왔다고 투덜거리면서 초록빛을 띠고 있는 잎들도 여기저기서 볼 수 있었다. 한참을 둘러보다가 카메라..

복짓는 삶

오늘은 부처님 오신 날 아침마당에 출연하신 마가스님의 말씀을 전합니다. 이 세상에 변하지 않는 진리가 있다. 1. 사람은 반드시 죽는다. 2. 언제 죽을지 모른다. 3. 죽을 때 아무 것도 가져가지 못한다. 단, 내가 지은 복은 가져간다. 그럼 복이란 무엇인가? 복이란 내 것을 꺼내어 나누어 갖는 것이다. 내 것을 꺼낸 빈자리가 바로 복자리이다. 내 것이란 물질적인 것도 있지만 마음도 포함된다. 다른 사람의 잘못을 찾기 보다 그 사람의 장점을 찾아 칭찬해주고, 상대방을 부처라 믿고 부처 대접을 해주는 것이 바로 복 짓는 일이다. 상대방이 못마땅하고 밉지만 그래도 좋은 점 한 가지를 찾아 칭찬해 주자. 미워하고, 원망하고, 멀리 하고 싶지만 그래도 오늘 하루는 우리 모두 미고사를 찾아가서 복짓는 일을 하자..

촛불의 의미

나라가 참 어수선 한 것 같다. 대통령 자리가 빈 지도 한참이나 되었고 대통령이 되어 나라를 바로 잡겠다는 사람도 15명이나 된다. 나라를 위하여 봉사하겠다는 사람이 이렇게 많은 것을 기뻐해야 할 지, 아니면 슬퍼해야 할 지 나도 잘 모르겠다. 소중한 투표권을 바르게 행사하라는 말을 듣고 TV토론회를 3번 보았다. 그런데 희망 보다는 실망이 더 컸다. 나라의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들이 국민들에게 희망을 전하기 보다는 상대방의 흠집을 들쳐내어 그 사람을 깍아 내리기에 혈안이 되어 있다. 모두가 "나는 잘하고 있는 데 너희들이 잘 못해서 나라가 이렇게 되었다"고 한다. 촛불 민심을 이야기 하는 사람도 있다. 적폐를 청산하고 정권교체를 하라는 것이 촛불 민심이란다. 정말로 그럴까? 양초는 자기 몸을 불살라 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