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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위 있는 사람

계묘년 새해가 시작된 지 벌써 두 달이 다 되어갑니다. 직장인들은 부여된 업무 처리에 최선을 다하고 있을 것이며, 학생과 학부모는 새 학기를 준비하고 있을 때입니다. 가정에서, 학교에서, 직장에서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하는 것은 기본입니다. 여기에 더하여 몸가짐을 가지런히 하고, 말을 가려서 하며, 상대방을 높여주면 언제 어디서나 환영받는 사람이 될 것입니다. ***************************************************************************************** 많은 영화에 출연하여 제법 얼굴이 알려진 배우가 있었습니다. 하루는 친구와 함께 사람들로 북적대는 유명 식당에 들어갔습니다. 예약을 하지 못해서 너무 오랫동안 기다려야 했습니다. 기다림에 ..

1. 초등학교 시절 (12) 감자, 고구마 이삭줍기

(12) 감자, 고구마 이삭줍기 내가 어릴 때는 취사와 난방을 위한 땔감도 중요한 해결 과제였다. 아직 연탄이 일반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주된 연료는 나무였다. 그런데 우리가 사는 주변 산에서는 땔감이 될만한 나무를 구할 수가 없다. 아버지가 지게를 지고 나무를 구하러 가시는데 편도 4~8km를 걸어가서 나무를 해 오신다. 아버지가 오실 시간에 맞추어 큰형 또는 둘째 형이 마중을 나가서 아버지 대신 지게를 지고 돌아오는 일도 많았다. 셋째 형과 나는 아직 어리기 때문에 나뭇짐을 지고 올 수는 없지만, 별도로 하는 일이 있었다. 여름철엔 감자 이삭줍기, 가을에는 고구마 이삭줍기다. 감자보다는 고구마 이삭줍기를 많이 했다. 형과 나는 자루와 호미를 하나씩 들고 3~4km 정도 떨어진 고구마밭을 찾아 나선다. ..

1. 초등학교 시절 (11) 아카시아-진달래꽃

(11) 아카시아꽃과 진달래꽃 어린 시절에는 늘 배가 고팠기 때문에 무엇이든지 먹어야 했다. 산에 가서 칡뿌리를 캐서 깨끗이 씻은 다음 씹어먹으면 단물이 나온다. 어린 소나무 줄기를 꺾어서 겉껍질은 벗겨내고 속껍질을 껌 씹듯이 먹기도 하였다. 봄이면 아카시아꽃이나 진달래꽃으로 배를 채우기도 하였다. 어른들은 아이들이 이런 것을 먹지 못하게 하려고 ‘아카시아꽃을 많이 먹으면 몸속에 뱀이 생긴다. 진달래꽃을 따 먹으러 산속으로 들어가면 나병환자가 병을 고치기 위해 아이들을 잡아간다.’라는 말도 하였지만 아랑곳 하지 않고 많이도 따먹었다.

1. 초등학교 시절 (10) 약주 막지와 옥수수죽

(10) 약주 막지와 옥수수죽 부잣집이 아니고서는 끼니마다 밥을 먹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끼니를 해결하는 방법은 다양했다. 양조장에 가서 약주 막지(술을 걸러내고 남은 찌꺼기)를 무료로 얻어와서 당원(단맛을 내는 알약 비슷한 것)을 넣고 끓여서 먹으면 허기는 면할 수가 있었다. 그런데 약주 막지에는 알코올 기운이 조금 남아 있어서 몸에 술기운이 돌기도 하였다. 가끔은 밀기울(밀가루를 만들고 남은 밀 껍질인데 약간의 가루가 남아 있음)을 싼값에 구매하여 반죽하여 쪄서 먹기도 하였다. 가까이 있는 예천교회에서는 일주일에 한 번 큰 가마솥에 옥수수죽을 끓여서 점심으로 먹을 수 있도록 나누어 주었다. 11시 30분 무렵이 되면 커다란 빈 그릇을 든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서 죽이 다 되기를 기다린다. 가끔은..

밭 한뙈기

밭 한 뙈기/ 권정생 사람들은 참 아무것도 모른다. 밭 한 뙈기 논 한 뙈기 그걸 모두 '내'거라고 말한다. 이 세상 온 우주 모든 것이 한 사람의 '내' 것은 없다. 하나님도 ‘내' 거라고 하지 않으신다. 이 세상 모든 것은 모두의 것이다. 아기 종달새의 것도 되고 아기 까마귀의 것도 되고 다람쥐의 것도 되고 한 마리 메뚜기의 것도 된다. 밭 한 뙈기 돌멩이 하나라도 그건 내 것이 아니라 온 세상 모두의 것이다. --------------------------- 시인은 ‘이 세상에 있는 모든 것은 내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것이’라고 한다. ‘밭 한 뙈기 돌멩이 하나라도 온 세상 모두의 것’이라고 하였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그것을 내 것인 양 움켜쥐고 놓치지 않으려 한다. 이렇게 말하는 나 자신도 뭐..

1. 초등학교 시절 (9) 가짜 꿀과 보리죽

(9) 가짜 꿀과 보리죽 밑 동네로 이사를 한 후에도 어머니의 막걸리 장사는 계속되었는데, 이곳에서는 밀주를 담그지 않고 양조장 막걸리를 배달시켜 팔았다. 우리 집 가까이에 나무전 골목이 있어서 장날이 되면 엄청나게 장사가 잘되었다. 이 시기에 어머니는 메밀묵을 해서 함께 팔기도 하였다. 어느 해 여름 막걸리 장사가 잘되지 않아 열 식구의 생계가 무척 어려운 상황이었다. 궁여지책으로 어머니께서 탄광지역으로 꿀 장사를 나가셨다. 설탕으로 만든 가짜 꿀을 싼값에 구매하여 경북 예천에서 영주를 거쳐 강원도 영월 또는 도계지역까지 가신다. 예천에서 영주까지 가신 다음 영주에서 다시 열차를 바꿔 타야 한다. 차비를 아끼고자 영주에서 목적지가 아닌 가까운 역까지 차표를 끊는다. 역무원이 차표 검사를 할 때가 되면 ..

에디슨의 성공비결

○○ 고등학교 학생 여러분 오늘은 에디슨이 백열등의 필라멘트를 발명할 때의 모습을 다시 떠올려 봅니다. 그의 조수가 "선생님, 타지 않는 필라멘트를 찾으려고 벌써 90가지의 재료로 실험을 해보았지만 모두 실패했습니다. 결국 필라멘트를 발명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인 것 같으니 여기서 그만두는 것이 어떻겠습니까?"하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에디슨은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무슨 소리야. 자네는 그것을 왜 실패로 생각하나! 우리는 실패한 것이 아니고, 안 되는 재료가 무엇인가를 90가지나 알아낸 아주 성공적인 실험이었다네." 실제로 에디슨은 연구를 시작하고 2399번의 실패를 거쳐 2400번 만에 전류를 통해도 타지 않고 빛을 내는 필라멘트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합니다. 에디슨은 14년 동안 하루 평균 20..

1. 초등학교 시절 (8) 막걸리 배달

(8) 막걸리 배달 내가 초등학교 3학년 때인 것 같다. 우리 집에서 300m 정도 떨어진 산 밑에 학교 운동장이 있다. 학교에서는 운동장을 넓히려고 수개월에 걸쳐 언덕에 있는 바위 폭파 작업을 하였다. 작업을 하는 인부들의 새참 시간에는 막걸리가 있어야 하는데 그 막걸리 배달처가 바로 우리 집이었다. 주전자에 술을 담아서 김치와 함께 가져가는데, 가끔은 내가 배달하였다. 배달 도중에 아무 일이 없었는데도 술을 가져가면 어른들은 “너 오다가 술 마시고 물 부어서 왔지?”하고 말한다. 나는 아니라고 이야기하지만 아무 소용이 없다. 너무 억울하여 울음을 터뜨린 적도 있는데 내가 철이 들어 다시 생각해보니 그분들이 정말로 나를 의심한 것이 아니고 골려주려고 그랬는 것 같다.

다시 찾아온 어지러움

어지러움이 시작되고 며칠 지나니 거의 증상이 없어져서 이젠 괜찮겠다고 생각했는데 그렇지를 못했다. 7일째 되던 일요일 아침에 잠을 깨니 지난번 증상보다 훨씬 더 심각하다는 것을 느꼈다. 가만히 있어도 어지러움을 느끼고 움직이면 증상이 더 심했다. 괜찮은 것 같아서 파크골프도 치고 그저께는 술도 몇 잔 먹었는데 방심이 화를 키운 것 같다. 하필이면 오늘이 일요일이니 병원 갈 수도 없다. 그냥 하루를 견뎌야 한다. 구미에서 어지러움을 잘 보는 병원이 있는지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시내에 있는 ‘하나이비인후과’가 소개되어 있었다. 종합병원이 더 나을 것 같아서 차병원 예약사이트에 들어가 보니 이비인후과는 한 달을 기다려야 예약할 수 있는 날짜가 나온다. 혹시라도 뇌에 이상이 있나 싶어 신경과를 들어가 보니 어지..